- ‘안전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자세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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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종 경희사이버대 재난안전학부 교수는 국내 최초의 재난안전학 박사로 알려져 있다. 에버랜드 등 삼성그룹에서 최고 수준의 안전환경문화를 만들었으며, 이후 쿠팡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물류분야 안전보건 수준을 끌어 올리기도 했다. 대학으로 이직한 배경에 대해 유인종 교수는 “현역에서 퇴임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보람있고 의미있는 일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그 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인종 교수로부터 36년간의 현역 생활과 앞으로의 후학 양성 계획 등에 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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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유인종 경희사이버대학교 재난안전학부 교수 | ||
경희사이버대학교 재난안전학부에 대해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대학교로 창의적인 노력, 진취적인 기상, 건설적인 협동이라는 경희정신과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대학이념으로 2001년 설립됐습니다. 설립 이래 4만2천여 명의 졸업생, 1만2천여 명의 재학생들과 함께 사이버대학의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또한 경희대학교 75년 전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온라인 고등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교육부 인정 최우수 사이버대학교입니다.
2024년 1학기 기준 신·편입생의 98.2%가 장학 혜택을 받고 있으며 교육부의 고등교육법에 따라 인가받은 4년제 대학교로 오프라인 일반대학과 동일한 학사학위를 수여하며 대학원 과정도 개설돼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캠퍼스(서울·국제)의 도서관·강의실·체육관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경희의료원·강동경희대병원에서 동문 할인이 가능합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학교 대학원은 진학 시 동문 장학 등 경희학원과 연계한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재난안전학부는 소방방재전공과 안전공학전공의 2개 학과로 구성돼 있으며 교육목표는 실무능력과 첨단기술 융합을 통한 재난안전 전문가 양성입니다. 안전·소방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도 우리 학부의 커리큘럼만 충실히 이수하면 관련 분야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 및 전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전관리자 및 소방안전관리자의 실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업에서 꼭 필요한 실용주의 학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쿠팡(주)의 안전부문 부사장에서 경희사이버대 재난안전학부 교수로 전직하셨는데, 대학으로 옮기게 된 계기나 배경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안전공학을 전공한 후 산업현장에서만 36년 동안 사고예방을 위한 업무에 평생을 바쳐왔습니다. 안전·소방업무를 담당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많은 혜택도 받았고, 고위 임원에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평생을 사고예방을 위한 일을 해 왔는데 현역에서 퇴임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보람있고 의미있는 일일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그 동안 산업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축적해 왔던 경험과 사고예방의 노하우를 안전·소방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는 것도 의미있고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대학에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맡은 강의는 어떤 과목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재난안전학부 특임교수이자 안전공학전공 주임교수로 강의와 학생상담 등 학사일정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과목은 안전관계법규(산안법, 중처법), 고전에서 배우는 재난안전, 안전소방표준관리론, 기계안전공학 등입니다. ‘고전에서 배우는 재난안전’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과거를 되풀이 하는 벌을 받는다”는 조지산티아나의 말처럼 고전이 알려주는 사고예방, 사후관리 및 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을 강의합니다. 안전소방관리자의 필요역량과 역할, 일 잘하는 방법 및 직업윤리 같은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안전소방표준관리론’은 다양한 교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안전이나 소방 등 현업에 진출할 때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을 어떻게 실무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안전소방 전공 학생들이 소속될 환경안전부서의 기본적인 업무에 대한 개론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두 과목은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목으로 제가 오랜 시간 현장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소양과 지식, 실무 활용을 위한 교과목간 융합을 목표로 설계했습니다.
2020년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는 책을 발간했는데, 집필 배경과 책의 주요 내용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제가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이 삼성에서의 직장생활 30년이 지나면서부터였어요, 안전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정말 고생들 많이 하고 특히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지옥을 오가게 되거든요. 그런 것을 이겨내려고 기를 쓰고 사고예방을 위해 했던 다양한 노력들이 그냥 묻히게 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내가 했던 노력들이 안전을 하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리고 평생 안전업무를 해 왔는데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집필하게 됐습니다.
발간된 지 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찾아 주시는 분들이 많고 특히 제조나 생산, 운영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들이 밑줄을 그으면서 읽으신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강연도 의뢰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책의 내용은 1장은 제가 살아온 안전관리자의 일생, 2장은 사고예방을 위한 사고예방의 메커니즘, 3장은 우리 사회 공동체 생활속의 사고예방, 4장은 사고예방을 위해 국가, 공무원, 최고경영자부터 근로자까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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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등 삼성그룹에 근무하면서 최고 수준의 안전환경을 만들었는데, 당시의 주요 활동 및 실적을 소개해 주십시오.
제가 처음 입사한 삼성코닝(현 코닝정밀소재)도 중간에 관계사 전배를 갔던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도 심지어는 쿠팡에 이르기까지 모든 회사가 안전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설비의 안전화, 의식의 안전화, 그리고 시스템의 안전화입니다. 설비를 안전하게 설계·설치·운영하고 직원들이 안전을 잘 지키면서 일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교육하고, 이런 것들이 시간이 흐르고 사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도록 시스템과 제도로 뒷받침해 주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삼성코닝도, 삼성에버랜드도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서 그룹과 정부에서도 인정을 해 주었고, 쿠팡도 입사한 지 3년 만에 매년 증가하던 산업재해율을 65% 감소시켰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그룹에서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정부로부터는 산재예방 유공 산업포장을 수훈했습니다.
국내 최초 재난안전학 박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난안전학은 어떤 학문이며, 사회에서 어떤 분야에 적용·활용되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제의 발전과 사회구조의 복잡화·다양화에 따라 과거와는 현저하게 달라진 현대사회는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기후변화와 새로운 유형의 사회재난이 계속 발생되고 있습니다.
재난안전학은 이러한 다양한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을 과학적·기술적으로 보호하고, 복구하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전예방은 물론이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발생 전의 상태로 복구하기 위한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총체적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방재백서에는 대형 재난 시 3생(生)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생명(生命), 중기적으로는 생활(生活), 장기적으로는 생업(生業)을 말합니다. 포항 지진 사례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떠한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재난안전관리는 정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뿐만아니라 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갈수록 그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에 대해 사전에 과학적인 위험성평가와 자연재해 시뮬레이션 등을 정확히 실시해서 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예측,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정교히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지만 재난발생 시 레질리언스(Resilience)에 대한 대비도 체계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우리나라는 누가,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산업안전보건, 재난안전을 공부하고 있는 후학들에게 덕담이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채용시장에서 안전관리자의 몸값이 많이 상승했습니다. 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안전관리자의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안전업무를 하면서 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이 극히 일부였는데 이제는 포스트도 다양하게 만들어졌고 임원도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직장인으로서의 안전관리자도 대우받고 내 뜻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해 볼 만한 직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실력으로 인정받는 책임감 있는 안전인으로 더욱 성장·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에 중견기업 대표이사와 식사 자리에서 들은 얘기인데요. 자기는 이제 안전관리자들에 대해 큰 기대도 각별한 지원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안전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아 나름대로 안전관리자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다른 직원들보다 더 신경써서 해줬는데 어느날 갑자기 퇴사를 하면서 해야 할 일도 마무리하지 않고 떠나는 모습을 몇 번 경험하면서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합니다. 누구나 이직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직업윤리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 다른 어떤 곳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겠습니까?
안전분야 전문가로서 안전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안전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안전한 기업이나 안전한 사회는 그냥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안전엔 조건이 있다는 것이고 그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비로소 안전이 보장된다는 것을 정부나 기업에 종사하는 책임관계자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안전경영이라고 얘기하는데 경영이 무엇입니까? Input을 프로세스란 것을 통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잘 관리해서 Output으로 최대화하는 것인데 안전도 과학적·기술적·관리적인 Input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무사고, 안전문화의 정착은 요원한 구호에 불과할 뿐입니다. 안전관리의 Input을 잘 관리해서 Output을 최대화하는 기업, 안전인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는 2025학년도 1학기 신ㆍ편입생 모집을 9개 학부 15개 학과(전공)에서 2024년 12월 1일부터 2025년 1월 14일까지 진행한다. 원서 접수는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 PC 및 모바일로 접속해 지원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나 상담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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